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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

경제발전과 금융발전 간 관계

by wwwiiie 2025. 8. 31.

산업사회는 화폐의 순환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건전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적정 통화의 공급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나라의 경제에 있어서 화폐가 모든 경제활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경제를 화폐경제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화폐와 더불어 신용이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되어 오늘날의 경제는 화폐신용경제라고도 부릅니다.

경제발전-금융발전

 

이처럼 경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폐와 신용은 거의 모두가 금융제도에 의해 경제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화폐란 실물부문의 베일에 불과하므로 화폐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케인즈는 현대 화폐경제에서 경제변수의 변화가 물물교환 경제에서의 경우와 근본적으로 다름을 체계적으로 밝힘으로써 그 후 화폐부문과 실물부문의 상호관계 및 화폐와 금융에 관한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을 분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발전과 금융발전 간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정리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금융발전과 경제발전 간의 인과관계

금융부문의 발전이 실물부문의 성장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이론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먼저, 슘페터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되는 서비스가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에 필수적임을 주장했습니다. 금융기관이 저축의 동원, 투자계획의 평가, 위험의 평가, 거래의 촉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실물경제 발전을 유도한다고 했습니다.

 

골드스미스는 금융연관비율의 개념을 도입해 경제발전과 금융발전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선진국들의 금융연관비율이 개도국의 경우에 비해 현저히 높았고 당시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이나 유고의 금융연관비율은 아주 낮았습니다.

 

패트릭은 경제발전과 금융발전의 관계를 수요추종형과 공급선도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수요추종형이란 금융현상은 실물경제를 수동적으로 반영할 뿐이고 금융의 심화 및 다양화는 실물경제의 발전에 따라 생긴 수요에 의해 자동적으로 일어난 현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공급선도형은 성장유발적인 근대적 부문에 대해 금융기관이나 금융자산 및 이와 관련된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이처럼 금융발전과 경제발전의 관계를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패트릭은 이 두 가지 유형이 상호 협조할 수 있음을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경제발전의 초기단계에는 금융자산의 공급에 의한 공급선도형 금융구조를 창출해 실물투자를 촉진시키고 그 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룩되면 수요추종형 금융구조로 전환시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각국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보아 경제개발 단계에서 금융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은 분명합니다. 적정한 금융의 공급이 있어야만 경제발전이 달성될 것이라고 봐야겠습니다.

금융발전과 경제발전 간 관계 논란

1980년대는 금융발전이 경제발전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시각이 경제학계에서 한동안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루카스가 금융발전과 경제발전 간의 관계가 과도하게 강조되었다고 주장한 이래로 경제성장이론에서는 금융발전의 중요성이 소홀하게 다루어진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생적 성장 이론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이론이 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금융발전에 대한 분석도 새롭게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킹과 레빈은 금융발전이 경제발전과정에 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을 80여 개 국가의 자료를 분석하여 입증한 바 있습니다.

경제발전과 금융자유화 및 금융위기

1970년대 금융발전과 경제발전 간의 논의를 금융규제와 금융자유화의 논란으로 확대해 보면 양자 간의 밀접한 관계를 제시한 매키논과 쇼 등은 저개발국가의 경제성장 정체의 원인으로 금리규제, 금융중개기관의 비효율적 경영, 비합리적 세제, 자국통화의 고평가 등에 따른 금융억압과 독점산업에 대한 특혜 등 정부의 간석을 지적했습니다.

 

즉, 금융억압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 이후 금융자유화가 실질금리를 균형수준으로 조정함으로써 저축증대, 신용공급규모 확대, 투자증가, 자본의 평균생산성 증가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이에 반하여 토빈은 경제성장에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저금리정책을 통한 투자확대를 강조했습니다. 특히나 그는 미국이 금융자유화를 추진한 이후 금융기관의 부실과 금융자산의 단기화, 투기화의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산업은 정부가 책임져야 할 최종 부분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성급한 규제완화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고 역설했습니다.

 

1980년대 이래 금융환경의 변화 및 IMF와 세계은행의 권고에 따라 개발도상국들도 금융자유화를 추진했지만, 1980년대 남미 국가들의 금융자유화 정책은 오히려 외채위기, 은행 도산 등 실망스러운 결과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급기야 1990년대에는 1994년 멕시코 외환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등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금융자유화정책의 실망스런 결과에 대해 매키논은 여러 나라의 사례를 들어 금융개혁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 대외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티글리츠는 금융시장의 시장실패의 경향을 이유로 금융자유화를 비판하면서 금융시장의 기능을 개선하고 경제실적을 개선하는 정부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경제발전과 금융발전 간의 인과관계는 아직도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의 의견에서 공통되는 것은 경제발전과 금융발전이 병행할 때 그 성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조직, 운영될 때 그 역할이 효율적으로 되는가 하는 문제에 관심이 부각되었습니다. 따라서 주로 간접금융 경로를 이용하는 은행중심제도와 직접금융 경로를 이용하는 시장중심제도가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두 제도 중 어느 제도가 우월한지에 대한 금융제도의 유형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